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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.S 루이스의 책 '고통의 문제', '시편 사색'에 이어 '이외수의 생존법 하악하악'을 읽었다.
앞의 두 책을 읽는 동안 복잡하게 얽혔던 머리가 이외수님의 글을 읽으며 좀 식혀지는 듯 했다.
(물론 앞의 두 책의 감동은 이외수님의 글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.)

이외수님의 글이라는 것과 베스트셀러라는 것 외에는 책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었다.
심지어 이 책이 이외수님의 글을 만나는 첫 경험이었다.
TV 속에서 만났던 그의 얼굴, 3억살 쯤 되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이 책도 그의 나이만큼이나 무거울 것만 같았다.

무거움은 두 가지 뜻을 가진 단어다.
곱씹어 볼 수 있는 내용의 깊이만을 두고 무겁다라고 표현하면 이 책은 무거운 책이 맞다.
그런데 내용을 두 세번 뒤틀어 생각하게 하고 무언가 연구해야만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을 두고 무겁다라고 하면 이 책은 결코 무거운 책이 아니다.
물론 이 책에서도 한 번쯤은 꼬아 놓은 듯한 내용이 보이기도 한다.(내 마음이 꼬여서 일까?)

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버릴 수 없었다.
지하철에서 혼자 웃으면 미친 놈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얼굴을 푹 숙이기도 했다.
깨달음과 웃음은 가까운가 보다. 글을 읽으며, 웃다보면 무언가 마음을 쿵하고 치는 것이 있다.
가끔은 과격한 표현으로 가끔은 3억살의 나이와 어울리지 않은 신조어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.

잠시 웃어보자. 전체를 다 실을 수는 없고 한 부분만 발췌해 봤다.
어떤 초딩이 이외수의 사진을 보고 "나 이 사람 누군지 알아"라고 말했다. 엄마가 대견하다는 듯 물었다. "이 사람이 누군데?" 그러자 초딩이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. "......"

(이외수의 생존법 하악하악 中)

위의 글을 읽으며 난 "......"에 "김C"라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다. 하지만 아니었다. ^^;
("......"에 해당하는 정답은 책을 사서 보세요. 지식검색하지 마시고...)

아이들은 비슷한 것을 보고 같은 것으로 판단한다.
"비슷한 것"과 "똑 같은 것"은 다르다.
세상을 살면서 비슷한 것을 가지고 진짜라고 얼마나 우기며 살았던가?
이야기 속 아이의 대답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.

이 책은 사서 봐야 한다.
천천히 두고 읽으면 이외수님의 기가 막힌 생각을 엿볼 수 있다.
그리고 기막히는 질문에 생각이 멎기도 한다.
혹 누군가 이런 뻔한 얘기를 어떻게 돈주고 사서 보냐고 말한다면 책 전체를 덮고 있는 정태련님의 그림은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.
(오해하지 마시길... 이외수님의 글의 가치가 없다는 말이 아니니...)

글 전체를 덮고 있는 정태련님의 세밀화는 또 하나의 감동을 준다.
평소에 물고기라면 고등어, 참치, 멸치, 고래 정도만 알던 나에게 개천에서 자라는 이름도 생김새도 독특한 그 물고기들을 만나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행운이라 생각한다.

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...
"하악하악하며 읽는 책"이라고 하고 싶다.

책을 통해 이외수님과의 첫 만남을 가진 날 씀.